경기도

은혜롭다 신성 마을 - 경기도 부천시 소사동, 심곡동, 소사본동

쏘러버 2023. 5. 1. 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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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 지역의 사람들이 경기도 부천시라고 하면, 넓은 도로와 번화한 거리가 몰려 있는 중동, 상동 신도시를 떠올립니다. 서울과 인천 사이에 위치하여 교통의 중심지 역할을 하는 송내역, 부천역 부근을 떠올리기도 합니다. 하지만 부천시도 상당히 오랜 역사를 가진 도시인 만큼 원도심이라고 할만한 지역들이 있습니다. 최근 수도권 전철 1호선과 서해선의 환승역이 되면서 더욱 빠른 속도로 변화 중인 부천의 원도심 소사동, 심곡동, 소사본동 지역을 찾아갔습니다.

 

 

 

 

 

 

 

 

출발은 수도권 전철 1호선, 서해선 소사역 6번 출구 입니다.

 

 

 

 

 

 

 

 

 

출구를 나오자마자 재개발이 예정된 '소사 3구역'이 나옵니다. 대부분의 집들이 이주 후 철거를 준비하고 있는 모습이었습니다.

 

 

 

 

 

 

 

 

 

이주 안내문과 재개발을 반대하는 사람들의 입장문이 붙어 있습니다. 재개발을 보며 느끼는 점은 노후된 주거지가 쾌적한 환경으로 변하는 장점은 있지만, 기존 동네 거주민들은 강제 이주를 해야한다는 단점이 있지요. 원래 이주를 자주 하는 사람들이라면 별다른 변화가 없겠지만, 한 동네에 오랫동안 세입자로 거주하던 분들은 정든 동네를 떠난다는 아쉬움이 남을 수 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물론 의사 결정은 토지 소유주가 하는 것이 맞지만, 타지에 사는 소유주만큼 실질적으로 동네를 지켜온 세입자들의 의견도 어느정도 반영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중국어로 표기된 안내 문구가 이 곳이 중국인들이 많이 살았던 거주 지역임을 알려줍니다. 실제로 이 동네를 걷다보면 중국어가 꽤나 많이 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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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일로로 나오니 한 교회가 보입니다. 얼마 전 넷플릭스에서 본  '나는 신이다'가 생각나서 한 번 찍어봤습니다.

 

 

 

 

 

 

 

 

부일로 양 옆에 오래된 가구, 가전 중고품 점 등이 상당히 많습니다. 대부분 업소용 가구, 가전을 취급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근처 번화가인 부천역에서 장사를 시작하려는 사람들이 찾던 동네인듯 싶습니다.

 

 

 

 

 

 

 

 

 

 

과거 유흥 업소 특유의 벨벳 쇼파나 테이블을 전문으로 하는 듯한 업체도 보입니다. 최근엔 키즈카페, 놀이방도 취급을 하는 것 같습니다. 취급 업종이 묘하게 극과 극입니다.

 

 

 

 

 

 

 

 

 

 

부흥로 쪽으로 걷다보면, 부천의 랜드마크이자 청계천인 심곡천이 보입니다. 이 곳 역시 청계천처럼 과거엔 복개천 도로였다가, 2017년 복원 개장을 했습니다. 

 

 

 

 

 

 

 

 

 

심곡천으로 진입을 해봅니다. 꽤나 많은 사람들이 산책을 나왔습니다.

 

 

 

 

 

 

작은 물고기들이 많이 보였습니다.

 

 

 

 

 

 

 

복개천 도로였던 시절의 기억을 간직하기 위해, 도로 기둥 2개는 남겨놓은 모습입니다.

 

 

 

 

 

 

 

 

하늘에서 바라본 복개 도로가 있을 때의 모습입니다. 복원 후에 차선이 좁아져서 운전자들은 불편해 졌겠지만, 시민들과 도시 환경에는 확실히 하천이 있는 것이 좋은 것 같습니다. 심곡천에 모인 많은 사람들을 보면서, 과거 복개 도로가 있었을 때는 이곳에 이만한 사람들이 걸어 다녔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심곡천의 끝입니다. 청계천처럼 한강같은 큰 물과 이어지나 싶었는데 교통 문제 때문인지 중간에 끝이 납니다. 심곡천 뒤에는 동탄 신도시의 메타폴리스와 더불어 경기도를 대표하는 초고층 빌딩인 리첸시아 중동이 보입니다.

 

 

 

 

 

 

 

 

다시 돌아서 소사동쪽으로 가는 심곡동 골목으로 들어섭니다. 심곡동 골목의 특징은 이렇게 인도와 차도가 구분이 되어 있는 점인데, 자동차의 주차공간이 되어 용도가 무색해졌습니다.

 

 

 

 

 

 

 

 

 

골목을 따라 걷다보니 재미있는 구조의 집이 있어서 찍어봤습니다. 집 이름은 '장미연립'입니다.

 

 

 

 

 

 

 

 

구조가 재미있는 이유는 2층의 두 세대는 계단 하나를 공유합니다. 1층은 마치 단독주택처럼 마당, 담장, 대문이 있습니다. 대로변있는 동에는 1층 마당 공간에 지붕을 쌓고 가게로 활용하는 집들도 있었습니다. 지금처럼 정형화된 아파트, 빌라가 보급되기 전에는 나름 다양한 시도들을 해봤구나 싶습니다. 이러한 독특한 집들이 잘 관리되어서 도심에 다양한 구조의 집들이 있으면 재미있을 것 같은데, 멀지 않은 시간에 재개발로 사라질 것 같아 아쉽습니다.

 

 

 

 

 

 

 

 

원미산 언덕 자락에 가톨릭 대학교 부천 성모 병원이 보입니다. 이 동네에는 가톨릭대학교와 서울신학대학교가 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동네 곳곳에 교회가 유난히 많이 보이는 듯 했습니다. 이 곳이 기독교계통 종교의 성지인가 싶습니다.

 

 

 

 

 

 

 

 

가톨릭대학교 쪽으로 가는 길은 원미산 자락 마을이라 상당히 가파릅니다.

 

 

 

 

 

 

 

인적이 드문 동네에 도로의 나무 두개를 활용한 야외 건조대가 정겨운 느낌을 주어 찍어봤습니다.

 

 

 

 

 

 

 

걷다가 무려 기아 콩코드를 발견하였습니다. 족히 40년은 되어 보입니다. 유료 주차장에 세워져 있었으며, 블랙박스도 있는 것으로 봐서 버려진 차가 아니라 아직도 운행 중인 차로 보입니다. 차 외관 상태가 좋지 않은 점, 지역명이 쓰여있는 구형 번호판이 아닌 점이 아쉽습니다.

 

 

 

 

 

 

 

 

1호선 철길 위 고가도로를 넘어 소사본동 쪽으로 넘어갑니다. 지역민이 아닌 사람에게는 철도는 무언가 갬성이 느껴지는 곳이지만, 지역민들에게는 소음과 도시 단절의 주범인지라 지하화하여 철거 대상 1순위인 점이 아이러니입니다.

 

 

 

 

 

 

 

 

소사본동쪽 역세권은 점점 낡은 건물들이 헐리고, 고층 주상복합 빌딩으로 활발하게 바뀌는 중입니다.

 

 

 

 

 

 

역 바로 옆에 해병대 부천시 전우회가 있습니다. 전시 때 초소로 쓰일 법한 살벌한 비주얼입니다.

 

 

 

 

 

 

 

철길과 대로변 사이에 조경 업체가 있습니다. 도시 한복판에 뜬금없이 있어서 한 컷 담아봤습니다. 큼지막한 건물이 들어서도 이상하지 않을 입지임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활용 되는 것을 보면 아마 사장님이 땅 주인이 아닐까 싶습니다.

 

 

 

 

 

 

 

 

 

아직 주상복합 빌딩으로 헐리지 않은 곳들에는 소규모 산업체들이 모인 건물들이 있습니다.

 

 

 

 

 

 

 

그리고 과거에 이러한 작은 공장들이 있는 곳에는 꼭 있었던 유흥업소들의 흔적도 보입니다. 예전엔 화려한 도시의 상징이었던 네온 간판들이 세월의 바람을 직격탄으로 맞아 휘어지고, 녹이 슬었습니다.

 

 

 

 

 

 

 

서울신학대학교 근처에 요즘 찾아볼 수 없는 6,000원(!) 순대국집이 있어서 찍어 봤습니다. 너무 혜자스러운 가격에 맛이 궁금해집니다.

 

 

 

 

 

 

 

 

가끔 구도심 지역을 걷다 보면, 갸우뚱한 주차 현장을 목격하게 됩니다. 제가 사진을 찍은 방향으로는 사람만 드나들 수 있는 넓이어서 후진으로 빼기가 불가능합니다. 은색 승용차 앞에 두 대의 차가 더 있습니다. 차를 빼려면 두 명의 차주를 동시에 불러야 하는지, 그렇다면 상당히 불편할 텐데 왜 굳이 이곳에 차를 대었을지가 매우 궁금해집니다. 우측벽에 붙여서 절묘하게 주차된 점도 재미있습니다.

 

 

 

 

 

 

 

서울신학대학교가 보입니다. 서울신학대의 벽을 타고 가다보면, 소사본동에서 3년 간 은거했다는 정지용 시인을 기리는 향수길이 있습니다.

 

 

 

 

 

 

앞에 보이는 단독주택들은 한 업체가 지은 듯 모두 같은 양식의 단지 형태로 지어져 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흐름에 따라 집 주인들의 입맛에 맛도록 외관들이 각기 다른 모양새가 재미있어서 찍어봤습니다. 확실히 아파트, 빌라보다는 단독주택이 저런 맛으로 사는 구나 싶습니다.

 

 

 

 

 

 

구도심을 걷다보면 꼭 묘하게 재미있는 문구들을 발견하고는 합니다. '낙화물'이라고 쓰여있다고 해서 꽃이 떨어지는 지점은 아닌 듯 보입니다.

 

 

 

 

 

 

 

수도권 전철 서해선 소새울역 3번 출구에 도착하여 오늘의 여행을 마칩니다. 소사동에서 느껴진 점은 여유로움입니다. 지나가며 마주친 주민들을 보면 이 동네에 꽤나 오랫동안 터를 잡고 살아온 분들 특유의 여유로움이 느껴졌습니다. 인구밀도가 높고 항상 복닥복닥한 부천시의 기존의 이미지와는 꽤나 다른 모습입니다. 하지만  부천역과 역곡역 사이의 간이역에 불과했던 소사역이 환승역이 되고 교통의 요지가 되면서 빠르게 변모하는 모습도 눈에 띄었습니다. 그렇게 변하기 전 풍경을 눈에 잘 담았구나 생각하며 마무리합니다.